작가처럼 쓰기 3기 <김애란> 후기



'작가처럼 쓰기 3기' <김애란> 편은 책을 다 읽지 않아도 글을 보고 작문을 한다는 묘한 매력에 신청하게 되었다. 처음 과제를 접했을 땐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되었지만, 글감을 정하고 김애란 작가님의 글에 내 글감을 넣어서 나의 글들이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고 내가 너무 대단하게 보였다. 나의 글을 쓰기 위해 김애란 작가님의 문장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고, 형태와 의미를 파악한 후 나의 소재를 떠올리며, 김애란 작가님을 흉내내려고 노력했다. 같이 수업듣는 기수 선생님들과의 시간에는 내 글을 발표하고, 긍정 칭찬을 받는 시간이 쑥스럽기도 하지만 너무 행복했다. 

몇강이 지나가고 난 후  샘들처럼 나도 멋진 은유법을 밀도 있게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욕심이 생기니 더 글이 안 써지고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게 비교하는 것이라는 오수민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내가 욕심쟁이가 되었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잘쓰지 말고 그냥 쓰자라는 톡의 응원 글을 생각하며, 비교하지 않기, 초보가 이 정도면 잘 한 거지, 고급단어가 없고, 비유적 표현이 없더라도 진정성 있는 나만의 글에 혼자 뿌듯해하기로 마음을 먹으니 다시 글이 잘 써지는 것 같다. 

나만의 글이 매주 만들어지고 서로 칭찬받고 김애란 작가보다 더 잘 쓰는 3기수 선생님들 때문에 감동받았던 경험이 값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강까지 낙오하는 사람이 없도록 즐겁게 이끌어주신 오수민 선생님과 작가같은 우리 3기수 선생님들께도 감사를 표한다. 

(정*은) 


총 6강을 마치며 무엇보다 오수민 리더님의 놀라운 문장 해석력과 작문 통찰력, 그리고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 사실 수강생들의 모든 작문을 읽고 그렇게 섬세하고, 정성스럽고, 힘을 주는 코멘트를 한다는 건 적지 않은 시간과 마음을 내야 할 텐데, 끝까지 지치지 않고 행복 에너지를 보내주심에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 강좌를 기회로 문장 분석의 깊이와, 단어 사용의 섬세함 등으로 평범한 소재를 비범한 글로 만들어내는 작가의 입장에서 글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끝으로 함께 했던 3기 모든 수강생 여러분들, 너무 멋지고 훌륭한 분들이어서 작문 읽는 시간이 기다려지고, 깊이있는 단상과 좋은 말씀에 감사드린다. 모든 분들이 작가들처럼 글쓰기의 달인이 되기를 기대한다.

(양*선)


김애란처럼 쓰기는 나에게 글쓰기의 재미를 알려준 수업이다. 평소 책을 읽을 때 등장 인물, 스토리, 주제 등을 주로 파악하며 읽는 나에게, 작가의 표현력과 글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수민 선생님의 칭찬 가득한 피드백은 글을 더욱 쓰고 싶어지게 만든다. 

함께 한 학인들의 작문 숙제를 보며, 또 다른 표현들을 배운다. 책을 완독하지 못해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다. 작가들의 잘 쓴 문장을 보며 나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업으로 모든 분에게 추천한다. 

(김*연)


  



얼마 전, <사람 장소 환대>라는 김현경의 책을 읽었다. 어려운 책이었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사람>, <장소>, <환대> 라는 단어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중에 하나씩 단어들을 읊조려 봤다. 나이가 드니,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서로를 환대하는 경험이 점차 사라진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마음은 더욱 각박해졌다. 

오수민 선생님이 마련한 공간인 <김애란처럼 쓰기> 모임에는 자기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선생님들이 모였다. 한 장소에 모여 자기 글을 읽고, 서로의 글을 정성스럽게 들여다 보는 시간이었다. 글을 읽는 목소리는 진지했다. 글을 보는 눈은 다정했고, 합평의 말에는 따뜻함이 묻어났다. 그 때마다 나는 그저 감탄할 수 밖에.

우리는 왜 글을 쓰고 있을까?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보며, 스스로를 이해받고 싶어서 쓰고 있는 것일까? 김애란의 글을 따라 걷다가 만난 우리는 환대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먼저 환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서로의 글을 알아봐 주고, 감정을 공감하고, 응원해주는 것. 그러면서 문득 옛 기억이 떠올랐다. 

몇 년 전, 도서관에서 합평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어렵게 모신 문창과 교수님이 전체 단락과 문장을 빨간 줄로 그으며 피드백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제출한 글에 교수님이 피드백 본을 만드셨고, 그 피드백 본을 보기 전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글을 합평했다. 글쓰기 스킬은 늘었을지언정 나의 마음에는 빨간 물이 들었다.

첫 수업 때, 나는 그곳이 단두대인지도 모르고 맨 처음 시험대에 올랐다. 보이는 대로, 어색한 부분을 지적하라는 교수님의 물꼬에 처음 보는 사람들의 첨삭이 더해졌다. 많이 부족하구나. 무참히 깨졌던 순간. 내 글은 주술 호응이 어색했고(일부러 그런건데?), 축소와 확대의 단어를 남발했으며(글의 묘미를 위해서!), 무수한 미사어구(잘쓰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서!)로 포장했다. 깊은 내상을 입었고 머리가 복잡했다. 그리고 다음 사람의 글이 열렸다. 

그러니까. 우리는 초보들 중에서도 왕초보. 너도 초보. 나도 초보였다. 아차 싶었던 교수님은 다시 급하게 다음 사람의 글을 열었다. 같은 수준이다. 이런 방식은 좀 어렵겠네요.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부터 수업해야겠어요. 네?  교수님은 우리를 소설가로 대했던 것 같다. 수업 방식을 급하게 바꾸셨다. 하지만 갈기갈기 찢어진 내 글과 마음은 어쩌고 이렇게 갑자기 바꾸시나요? 지금 장난하시나요? 

해결되지 않았던 그 날의 상처가 이번 모임의 다른 선생님들의 글과 마음을 통해 조금씩 치유되더니. 이렇게 후기를 길게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합평이라는 단어 앞에 늘 마음이 무너지고, 주눅이 들었던 어깨가 조금 펴지는 느낌이다. 나의 글이 늘어서가 절대 아니다. 여전히 중언부언. 핵심 없는 글들. 그저 내 마음이 이렇다고 길게 쓰면 그 마음을 찰떡같이 받아주실 7분의 동기 선생님과 오수민 선생님 덕분이다. 

(신*주)


글을 쓰는 것이 맥주를 먹는 것만큼 즐거웠다. 그런데 지금은 맥주를 먹어야만 글을 쓴다. 매일 같이 어떤 이야기를 쓸까, 어떤 표현을 쓸까 고민하며 길을 걸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무슨 말을 써야 문장을 채울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다시 즐겁게 쓰고 싶었다. 좋은 사람들과 서로의 글을 읽으며 좋은 영향을 받기를 바랐다. 적어도 내가 가진 편견으로 ‘쓰는 사람’은 섬세하고, 배려할 줄 알며, 즐거움에 조금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번 모임으로 내 편견은 지속될 수 있었다. 간만에 즐겁게 쓰는 달이었다. 멋진 팀원 분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조*현)


  



흔한 소재라도 풀어나가는 방식과 적절한 비유, 전개 속도에 따라 얼마든지 아름다운 작품이 된다는 걸 배웠다. 선생님이 엄선한 김애란의 글과 함께 하는 분들의 과제를 읽으며 매번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감각적인 묘사와 살아있는 표현, 리듬감, 재치에 감탄했고, 회를 거듭할수록 어떤 문장과 표현이 좋은지 알아보는 눈이 생겼다. 지루하고 밋밋한 글에 어떻게 강약을 주고, 참신한 표현를 집어넣을지 고민하는 계기가 된 감사한 시간이었다. 다같이 으쌰으쌰하는 분위기 덕분에 중도 포기하지 않고 벼락치기를 해서라도 제출하게 되었다. 

돌아가며 과제를 발표하는 시간이 가장 재밌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었는데, 글을 통해 각 사람의 내면과 취향을 더 알아가게 되며, 마지막 수업에 이르러서는 왠지 내적 친밀감이 쌓여서 글이 더 깊게 와닿고 더 애정이 갔다. 

합평할 때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읽으니 몰입감이 확실히 달랐고, 여러 피드백에 담긴 분석과 감상 관점 덕분에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열정과 진심, 따뜻한 시선이 모여 뜻깊은 시간을 만든 것 같다.

(하*은)


1년 전 우연히 글을 써 봐야겠다 마음을 먹고, 이곳 저곳을 기웃거렸습니다. 에세이 쓰는 법도 들어보고, 소설 쓰기 무료 강연도 등록해 보고, 동화 쓰기 미니 강좌도 등록하고, 매일 글쓰기 모임에도 나가보았습니다. 

글을 어서 잘 쓰고 싶으니 누군가 산신령처럼 나타나 ‘네 글이 이것이냐?’ 묻고는 빨간줄을 팍팍 그어 고칠 곳을 알려주고, 원하는 글을 술술 써낼 금연필, 은연필을 내려 주기를 바랬나 봅니다. 어느 곳을 가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대체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할지조차 막막해진 때에 ‘김애란처럼 쓰기’를 만났습니다.

수업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빨간줄을 주지 않았습니다. 짧은 글짓기 같은 숙제를 몇 개 내고, 천천히 낭독하고, 내 글을 들어준 누군가의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잔잔하고 화목하지만 이것이 나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 건지 첫 시간엔 모호했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그 시간에 우리는 유명 작가를 닮은 문장을 읽었다기보다 방구석 또는 일터에서, 쪼개진 시간 혹은 잠을 미룬 시간에 글을 짜내었을 타인을 읽었달까요. 

숙제가 겹겹이 쌓이며 글 쓴 사람의 고민은 각자의 색깔과 깊이를 드러냈습니다. 글에는 빨간줄을 그어도 사람에겐 긋는 게 아니니까 우리는 선생님의 독려에 따라 쓰고, 읽고, 들어주기를 반복했습니다. 

8강의 수업이 끝나도록 비법을 알려주는 산신령님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차곡차곡 물을 길어내어 못 바닥에서 자신의 글을 찾기를 바라는 글동무들은 발견했습니다. 동무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글을 쓰게 될 지 알 수 없어도 응원하겠습니다. 이 수업 덕분에 부끄럽고 떨리는 글을 혼자 쓰는 자리를 지킬 마음은 나와 같을 거라 떠올릴 수 있는 분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김*혜)


  



작가처럼 쓰기 4기 <제인 오스틴>

https://shdang.kr/programDetail/xFA6YvuJHiMN2Qjef


이전 모임 후기 <김훈> <박완서> 

https://www.shdang.kr/boardDetail/FLPqxFhWaWX6887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