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벗님들 어서오세요."
저녁 10시가 가까워 오면 카톡방에 소환된다.
매주 수요일 그림책을 읽고 토론하는 온라인 모임 <어른도 그림책 읽기>. '그림책 벗님들'이란 표현이 정겹다.
토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진행자가 간략히 북브리핑을 하고 관련된 자료를 공유해 준다.
작품과 작가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작가의 다른 작품 소개,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도움이 되는 영상 등 방대한 양의 알짜 자료를 받을 수 있다.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고 놀라는 분, 좋은 책을 추천 받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분, 거기에 보태서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올려주는 분들로 인해 시작부터 시끌벅쩍 활기차다.
온라인 토론은 얼굴을 대면하지 않고 글로 의견을 나누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각자 할 말만 늘어놓는 아수라장이 되기 쉽다. 하지만 그림책 토론에서는 패널들이 충분히 글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진행자가 발언 할 순서를 정해주기 때문에 그런 대혼란은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진행자가 패널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함께 공감해 주는 마음이 글로 충분히 전달되어 편안하고 따뜻한 토론을 할 수 있다.
그림책이다 보니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는데, 각자가 인상깊게 본 그림을 실시간으로 찍어 올려 온라인 특유의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그림속의 '숨은그림'을 찾는 건 재미를 넘어서 소름돋는 경험이다. 이렇게 여럿이 읽으면 책을 MRI에 넣은 것 처럼 낱낱이 분석하게 된다. 내가 함께 읽기를 계속하는 이유다.
아직도 그림책은 어린이용이라고 생각하는 어른이 있다면 꼭 한 번 <어른도 그림책> 토론에 참여하기를 권한다. 그림책 한 권을 읽고 하는 2시간의 토론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중간중간 여백이 있는 나의 생각을 꽉 채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글 / 정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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