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와 함께 소풍을 간다는 것은 매우 가슴 설레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할까?
들뢰즈는 매우 난해한 글쓰기로 유명하다. 그의 책들은 그 난해함과 방대함에 마치 거대한 절벽 앞에 선 느낌이다. 그가 만들어낸 수많은 신조어들은 그 생경함과 낯설음 때문에 그 의미를 파악하기조차 힘들다는 느낌을 준다. 마음 먹고 그의 책을 붙잡고 씨름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뢰즈는 아무나 함께 소풍할 만한 동행자가 아니라 미지의 세계요, 깊이 연구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인문학과 철학은 미로들로 가득한 방대한 숲처럼 느껴진다. 철학자와 동행하고 그와 함께 이 숲길을 다 걷는다는 것, 그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가벼운 산책은 가능하다. 작은 오솔길 하나를 걸어보고, 푸른 나무 그늘을 느껴보고, 작은 샘물 한 모금 마시는 것은 가능하다. 소풍이 그것이다.
우리는 들뢰즈와의 소풍을 계획한다. 탈주의 철학과 노마디즘의 경로를 따라 경이로운 산책을 하고자 시도한다. 그리고 확신하건데 들뢰즈는 자신의 사상을 필사의 각오로 탐험하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놀이하는 마음으로 맛보기를 원할 것이다. 들뢰즈는 우리를 자신과의 소풍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자신을 온전히 열어젖히고 무언가를 말할 것이다.
소풍을 하는 데는 가벼운 마음이 필요하다. 절벽타기나 산악행군을 하듯이, 동굴 탐사를 하듯이, 정글을 탐험하듯이 특별한 장비를 준비하거나 전문적인 기술과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함께 소풍하는 이를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고자 하는 마음만이 필요할 뿐이다.
소풍은 즐겁고, 가볍고, 신선한다. 비록 짧은 여정이지만 우리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고 어떤 생기를 안겨준다. 들뢰즈를 통째로 파악하고 삼키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의 초대에 응하는 마음이 필요할 뿐이다. 단 한조각이라도 그가 던지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그의 생각을 날 것 그대로 맛볼 수만 있다면 그 소풍은 충분하다.
그 소풍은 또 다른 소풍과 새로운 여행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출발점이 된다. 아니 단 한 번의 만남과 소풍, 그 자체로 족하다. 들뢰즈는 우리를 자유로이 펼쳐진 수평적인 평면 위에서 정답게 만나는 친구로 함께 출발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강좌 내용
1. 스마트 강의 : 키워드로 공부하는 노마디즘 (20분)
2. 함께 읽기 : 노마디즘과 들뢰즈의 주요 저서 중 키워드와 관련되는 중요 텍스트를 함께 읽음 (25-30분)
3. 대화와 토론 : 키워드를 자신과 삶에 적용하며 자유롭게 대화하고 토론하는 시간. 노마디즘에 대한 감각을 기르고 자신의 일상과 신체에 기입하는 자유로운 토론 학습
참고 도서 : <노마디즘 1>, <노마디즘 2>
읽기 자료 : <천의 고원> 서문 (신청자들에게 별도 제공)
일정 소개
구 분 | 키워드 | 주요 내용 | 비 고 |
1주 / 10월 04일 | 리좀 | 리좀식으로 읽고 쓰고 관계맺고 살아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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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 10월 11일 | 지층 | 지층에서 벗어나 충만한 알 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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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 10월 18일 | 배치 | 일자의 신화 거부하고 수평적인 평면에서 살아가기 | |
4주 / 10월 25일 | 탈주 | 탈영토화와 재영토화, 그리고 새로운 영토 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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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 / 11월 01일 | 되기 | 고착된 틀을 벗어나 생성하는 사유와 삶 실험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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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 / 11월 08일 | 유목 | 정주하는 삶을 벗어나 노마드 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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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 / 11월 15일 | 포획 | 포획장치들을 파악하는 감각과 혁명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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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방식
이 강좌는 소프트 인문학 스타일로 진행합니다.
난해한 세미나나 듣기만 하는 강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방식을 추구합니다.
인문학이나 철학의 기초가 없는 분들도 참석하여 함께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 강좌는 스마트강의-텍스트읽기-토론의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책을 구입하여 미리 읽으시면 이해와 체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토론은 1/n 원칙을 소중히 합니다. 모두가 참여하여 대화하도록 진행하며 경청의 가치를 소중히 여깁니다.
강좌에 필요한 읽기 텍스트는 pdf 파일 혹은 복사물로 나누어드립니다.
진행 과정
1. 쓰기 : 글쓰기는 공부하는 방법으로 자기 맥락을 형성하고 공부의 효율을 크게 높입니다. 그래서 매주 함께 공부한 후 짧은 후기 또는 소감문을 쓰도록 안내합니다.
2. 생산 : 후기 혹은 소감문을 공유될 때 나의 이야기와 우리들의 이야기가 됩니다. 함께 작은 자료집으로 만드는 계획을 할 수도 있습니다.
3. 되기 : 노마드 되기는 나의 일상과 주어지는 모든 관계들 속에서 배치하는 감각을 기르는 것입니다. 단지 노마디즘을 공부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노마드로 살아가기는 우리의 숙제이자 신선한 실험이자 즐거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모임 안내
일시 : 위 일정 참조
장소 : 숭례문학당
회비 : 14만원
문의 : 이메일(inyouwithyou@naver.com)
강사 소개 - 황산
인문학적 사유와 좋은 세상 만들기를 위한 실천을 고민하는 사람으로, 신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수유너머와 우리실험자 등 학습공동체에서 공부를 하며 들뢰즈를 공부했다. 목회자로서 서울 반포동에서 10여년간 목회를 하였으며 교회개혁 및 사회 변혁을 추구하는 몇몇 단체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중랑구에서 마을연구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환대와 소통, 자치의 마을공동체 만들기와 책읽기와 독서모임을 통한 더 나은 삶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